치료시작전에 온 세상이 흔들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이 흔들리며 쓰러지기 직전의 위기를 느꼈다.

어떻게 세상에 이런 느낌이 있을수 있는지 현실같지가 않았다.

지금도 가입해있는 단체카톡방에서 외상트라우마가 발생한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에 대한 멘트를 올리면,

저 사람들도 그때의 나와 같겠구나. 싶다.

다른 사람들은 뭔가 똑똑한 해결책을 알려주는 듯하지만,

사실은 같은 외상트라우마로 허우적거리거나, 아예 이해를 못하는 타인일뿐.

그렇다고 나도 나설수가 없다.

그냥 그들이 결국 치료의 길을 찾기를 기도할뿐이다.

그런데 나도 치료를 열심히 하고 있나.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각종 해야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또 치료를 게을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치료를 게을리하다가

이렇게 힘들어졌을거다.

요 몇일간 상처와 스트레스로 스스로 너무 지쳤다고 느꼈다.

근데 상처가 생각나면 즉시 과제로 전환해야 하는데,

나는 무엇을 했나, 위로거리를 찾아 헤맸다.

또 다시 의지가 약해진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안되는거 아닌가 싶어졌던 것이다.

다른 누구의 공격도 괜찮다 했지만,

가장 아끼는 자매의 걱정과 부정적인 말을 들으며

내가 잘못하고 있는건가,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게 있나,

친정식구들에게 잘 해줘야하는 것 중에 안하는게 있는게 아닌가,

별별 생각이 들면서

한없이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하루일과의 계획을 다시 세워야겠다.

일을 먼저 해놓고, 치료과제를 하는게 아니라

치료과제를 최우선으로 놓고

일을 하고, 가족을 챙기는 것으로 해야겠다.

일단 녹음파일을 틀어놓았다.

하나씩 다 하겠다.